'빠른 배송'하면 쿠팡이 떠오르잖아요?

로켓배송은 쿠팡을 알리는 역할도 하지만요. 시선을 좀 바꾸면 판매자들의 마케팅 수단이기도 합니다.

쿠팡의 멤버십을 이용하면 로켓배송 상품을 무료로, 빠르게 받아볼 수 있잖아요. 무료로 반품도 가능하고요. 그리고 로켓배송 상품에는 서비스명이 적힌 배지가 붙으며, 소비자는 따로 배지가 있는 상품만 볼 수도 있죠.

소비자 입장에서는 서비스가 적용되는 상품을 쉽게 찾을 수 있지만, 반대로 말하면 서비스가 적용되지 않는 상품은 소비자로부터 선택 받을 확률이 크게 줄어드는 셈인데요. 게다가 로켓배송 상품은 쿠팡이 직접 구매했기 때문에 정·가품 여부라든지, 상품의 품질 측면에서도 신뢰를 줘요. 판매자로켓도 쿠팡의 손이 닿는다는 점에서 비슷한 강점을 가지죠.

또한 최근 쿠팡은 직매입이 아니더라도 우수 판매자들의 상품에 '로켓배송' 배지를 적용하는 시도를 하고 있어요. 점점 쿠팡이 재고 부담이 큰 직매입 비중을 줄이고, 판매자로켓의 비중을 늘리려는 움직임으로 보이는데요. 판매자에게는 로켓배송 배지를 마케팅으로 적극 활용할 수 있는 기회가 되겠죠.

판매자가 이런 서비스들을 이용하고자 수수료나 광고비 등 여러 명목으로 쿠팡에게 내야 하는 비용이 논란이 되는 건 아쉽지만요. 이 중에서도 가구·가전을 빠르게 설치해 주는 '로켓설치'라든지, 새벽에 배송해 주는 '로켓와우'와 같이 소비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 마케팅 요소가 존재해요.

쿠팡이 2027년까지 3조 원을 들여 전국을 쿠세권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도 입점한 판매자들에게는 좋은 마케팅 기회가 되는데요. 쿠팡이 제주도에 로켓프레시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새로운 소비자들이 로켓프레시 상품들을 만나게 됐어요.

결국 쿠팡과 적극적으로 협력할수록 쿠팡이라는 플랫폼 안에서 노출이 잘 된다는 건데요. 쿠팡의 지난해 매출이 41조 원을 돌파하면서 국내 유통기업 중 최고 매출을 기록했다는 걸 생각하면 단순히 '쿠팡 안에서만 그런 거 아니야?'라기엔 큰 시장이 돼버렸어요. 지난해 국내 유통시장 규모가 전년 대비 1% 성장하는 데 그쳤음에도 쿠팡의 매출액이 동기간 대비 29% 성장한 걸 보면 쿠팡은 다른 유통기업들의 매출까지 뺏어오고 있고요.

다만, 쿠팡이 시장을 독점하면 우려되는 문제가 있어요. 소비자의 취향 또는 소비패턴 등 다양한 데이터를 갖고 있는 쿠팡이 잘 팔리는 상품을 PB로 만든다든지, 판매자가 부담하는 수수료를 올린다든지 등이 그것이죠. 그래서 쿠팡을 마케팅적으로 충분히 활용하되 우리 브랜드를 강화할 수 있는 전략은 필요해요.

사진: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센터

네이버의 도착보장은 쿠팡의 로켓배송과 비슷하게 소비자에게 더 많이 노출되고, 선택받을 확률이 높아지게 만듭니다. 도착보장 상품들만 따로 볼 수 있는 공간도 있고, 소비자들이 원하는 상품을 검색해서 찾을 때 도착보장 배지가 있는 상품만 따로 볼 수도 있죠.

또한 네이버는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을 운영하고 있는데, 멤버십 회원들은 1만 원 이상 구매하면 도착보장 서비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어요. 업계에서는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의 가입자 수가 누적 1,000만 명 이상일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여기다 네이버가 상반기 별도 앱으로 출시할 예정인 네이버플러스 스토어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이 도착보장 서비스와 플러스 멤버십까지 함께 투자를 집중할 것으로 보여요. 

한편, 네이버는 기존보다 강화된 물류모델을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기존에는 판매자와 물류사를 연결하는 정도였다면 앞으로는 견적이나 물량 배분 등의 조율을 맡으며 중간 단계 역할을 강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도착보장은 N배송으로 리브랜딩하면서 멤버십 회원을 대상으로 '무료 반품'을 제공하는 등 혜택을 늘릴 예정이고요.

몇몇 판매자들은 네이버가 무료 교환·반품 혜택을 제공한다고 해서 쿠팡의 로켓배송에 입점한 것처럼 매출이 크게 상승하진 않을 거라고 예상하는데요. 쿠팡처럼 ‘빠른 배송’을 이유로 네이버를 이용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도착보장을 이용하거나 무료 교환·반품 혜택을 제공해도 판매율의 큰 차이는 없었다는 경험을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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